이야기
고목이 탄 밤,
바람이 마지막 씨앗을 날랐다.
녹비에 물든 동물들은 서로를 잊고 씨앗에게 덤빈다. 씨앗은 여섯 땅을 지나며 뿌리를 내리고, 땅 하나를 되찾을 때마다 숲에 묘목 한 그루를 심는다. 묘목이 늘수록 타 버린 고목이 되살아난다.
고목이 탄 밤, 그루터기만 남았다. 갈라진 틈에 불씨가 꺼져 간다.
씨앗이 첫 뿌리를 내리자, 그루터기 틈에서 연두 가지가 돋는다.
묘목이 늘수록 고목이 숨을 되찾는다.
수관이 넓어지고, 숲에 그늘이 돌아온다.
새벽. 잿더미에 뿌리를 내렸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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